하얀 거탑을 회상하며...

그적거림 2007/12/31 01:31

영문과를 졸업했지만 소설같이 플롯 있는 작품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는 당연 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다. 그런데 올해 초 한 드라마가 나를 사로잡았었다. 다름 아닌 <하얀거탑>. 일본 원작을 개작했다고 해도 뭐 어떤가? 정식으로 로얄티 주고 수입해서 허락 받고 개작하면 2차적 저작물로 한국 것이 되는데.

무엇보다 나를 미치게(?) 만들었던 것은 장준혁의 마지막 태도였다. 잘못했다는 것이 분명히 밝혀졌고, 위증을 교사했던 밑의 제자들마저도 위증을 폭로해 모든 것이 드러났음에도 장준혁은 포기(?)하지 않는다. 말기 암으로 곧 죽게 되었고 1심에서 패소했음에도 장준혁은 자신의 오진을 인정하지 않고 항소장과 시신기증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죽는다.

독종이다. 독종이란 말은 바로 이럴때 쓰는 것이다. 나는 드라마이긴 했지만 그런 장준혁에게 묘한 호감을 느꼈다. 물론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한다. 또한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세상 살다보면 미친놈 같은 독종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지독히도 갈궈 으슥한 밤에라도 만나면 뒷통수라도 갈기고 싶은 사람이지만, 또 나름대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죽이고 싶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똑똑한 놈들. 그런 잘난 놈들 때문에 세상은 발전한다.


@ 내년에는 혹시 그런 괴팍한 성격의 잘난 넘을 만나려나? 어정쩡하게 잘난척 하는 사람은 절대사양.
@ 내년에는 처박아 두었던 고대 서양 원전과 세익스피어를 다시 뒤적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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